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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동도, T1도 패배는 레드 진영서...블루 진영 승률 80% 이유는?

징동도, T1도 패배는 레드 진영서...블루 진영 승률 80% 이유는?
우승후보 중 하나인 징동 게이밍이 패배한 단 한 세트는 레드 진영에서 플레이한 경기였다. T1 역시 젠지를 상대로 플레이했을 당시 레드 진영으로 경기에 나섰고, 패배했다.

시선을 넓혀 대회 전체를 보면, 레드 진영의 승률은 스위스 스테이지 기준 23.3%에 불과하다. 반면 블루 진영의 승률은 76.7%, 약 8할에 가까운 수치다. 다시 말해 블루 진영에서 플레이한 팀은 5번 중 4번은 이겼다는 의미다. 유리한 진영의 승률이 50%에서 살짝 높았던 과거 다른 대회와 비교해도 진영별 승률의 편차가 매우 큰 편이다.

이 진영별 승률의 가장 큰 이유는 인게임이 아닌 규칙에 있다. 이번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는 상위 시드인 팀이 진영선택권을 가져간다. 1번 시드와 2번 시드였던 젠지와 T1의 대결에선 젠지가, 3번 시드와 4번 시드였던 kt와 디플러스 기아의 대결에선 kt가 진영선택권을 가져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력 상 강팀이 블루 진영을 선택해 플레이하는 빈도가 월등히 많아졌고, 진영별 승률 지표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현재 롤드컵 1티어 픽으로 자리매김한 자야
현재 롤드컵 1티어 픽으로 자리매김한 자야
그러나 진영별 밸런스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레드 진영 밴픽이 어렵다는 것에 의견을 모은다. 그 이유를 대표하는 챔피언이 바로 자야다. 자야의 경우 현재 원거리 딜러 챔피언 풀에서 특별히 카운터치는 챔피언이 없다. 자야보다 팔이 긴 원거리 딜러로 라인전부터 압박한다는 '해법'은 존재하지만, 이론상일 뿐 실제로 구현해낸 팀은 눈에 띄지 않았다. 반면 경기가 후반으로 진행되면 궁극기를 활용하며 한 차례 어그로를 뺄 수 있다는 자야의 장점이 명확히 드러나면서 상대 원거리 딜러와의 캐리력 차이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자야는 16번 등장해 14번 승리하면서 승률 87.5%를 기록했다.

비슷한 카드가 오리아나다. 비록 자야에 비해 임팩트는 덜하지만, 오리아나는 현재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유일하게 밴픽률 100%를 기록 중이면서 동시에 승률 역시 64%로 준수한 카드다. 롤드컵 직전 패치에서 상향되면서 라인전의 강력함이 더해졌고, 소규모 교전에서도 화력을 뿜어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선픽으로 무난함을 넘어 선픽으로 가져가야만 하는 소위 'OP'성 챔피언이 여러 개 등장하면서, 블루 진영이 가지고 있는 1픽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한 개를 막더라도 남은 카드 중 좋은 카드를 가져갈 수 있고, 다 막자니 밴카드가 부족한 형국이 펼쳐지기 때문에 레드 진영에서 밴픽하는 팀은 나름의 해법을 마련해야만 한다.

문제는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레드 진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마지막에 나오는 레드 5픽의 가치를 살려야한다. 즉 카운터 픽으로 라인에서의 구도를 바꿔내는 것이 레드 진영의 돌파구다. 특히 그것이 많이 등장하는 라인이 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탑을 포함한 여러 라인에서 5픽의 가치를 살려낸 팀이 많지 않았다. 레드 진영에서 승리한 경기들 역시 밴픽에서의 묘를 살렸다기보단 인게임 플레이가 좋아서 승리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대회가 진행되면서 밴픽 양상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실제로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자야를 상대로 카이사를 시도하다가 대회가 진행됨에 따라 불리한 구도를 깨닫고 다른 픽으로 선회하거나, 오리아나를 상대로 아칼리 같은 후반 캐리력이 높은 픽으로 맞으면서 버티는 구도를 만드는 등 연구가 진행되는 모습이 보였다. 잠깐의 시간이 추가로 주어진 만큼, 어떤 픽으로 팀들이 구도를 비틀어낼지 결과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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