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LEC 해설자인 '캐드럴' 마크 라몬트다. 2015년 데뷔한 '캐드럴'은 자이언츠 게이밍, 레니게이드, 코펜하겐 울브즈, 후마, H2k 게이밍 등 많은 팀에서 활동했다. 이후 샬케04, 닌자스 인 피자마스, 엑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캐드럴'은 지난해부터 유럽 LEC에서 해설자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롤드컵을 끝으로 해설보다 CO-스트리밍(라이엇이 국제 대회서 선수 출신 등 스트리머에게 대회 중계권을 주는 것)에 집중한 그는 현재 한국서 진행 중인 롤드컵 기간 동안 T1에서 CO-스트리밍을 진행 중이다.
사실 사진을 찍을 때 '캐드럴'에게 웨이보 게이밍 유니폼을 입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고민하다가 '부끄럽고, 이건 아닌 거 같다'며 평상복을 입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2년 미국에서 열린 롤드컵서는 T1 '페이커' 이상혁을 찬양하던 그는 올해 대회서는 LPL 웨이보 게이밍을 적극 응원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Q, T1에서 롤드컵 CO-스트리밍을 진행 중인데 어떤 인연으로 오게 됐나.
A, 일단 시차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고, 6년 만에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롤드컵이 한국서 진행되기에 다른 선수들과 만나 대화도 할 수 있고 팀들도 만날 수 있을 거 같았다. T1에게 연락해서 CO-스트리밍을 여기서 하게 됐다.
Q, 작년 뉴욕에서 인터뷰했을 때 한국 팬과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팬 미팅을 했는데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A, 유럽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진행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번 팬 미팅은 수요일 정오에 진행했는데 학생들은 중간고사 기간이었고 일하는 사람들도 되게 많아서 다음에는 그분들이 편할 수 있게 주말에 진행할 생각이다. 팬 미팅서 팬들을 만났는데 매번 웃긴 게 (재미있는 영상이나 이미지, 글) 링크를 보내준다고 하더라. 예전에도 그런 걸 번역기로 돌려봤는데 번역한 내용이 너무 웃겼다. 사실 시간대가 애매했는데 많이 올 줄 몰랐다.(100명 정도 온 것으로 추산)
Q, SNS에 글을 올려 롤드컵서 해설진서 빠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해설이 아닌 CO-스트리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국제 대회서 분석 데스크를 했을 때 하루 캐스팅을 하면 다음 날 호텔에서 쉬고 그다음 날에 캐스팅하고 쉬는 반복된 생활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캐스팅하면서 CO-스트리밍을 같이 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너무 힘들 거 같아서 CO-스트리밍에 집중하게 됐다. 지금 와서 보면 너무 재미있고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
지난 5월 영국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서 CO-스트리밍을 할 기회가 생겼고, 라이엇 게임즈도 이번 롤드컵서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CO-스트리밍을 하면 좀 더 팬들과 대화할 수 있고 본인만의 콘텐츠도 나올 수 있어서 재미있다.
Q, 작년에는 '페이커' 이상혁(T1)을 만나서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 올해는 웨이보 게이밍과 '밈(meme)'이 연결되어 있던데 어떤 인연이 됐는지 궁금하다.
A, '더샤이' 강승록을 좋아하면서 웨이보 게이밍도 좋아하게 됐다. LPL을 CO-스트리밍을 했을 때 맨날 팬들이 채팅창에 '더샤이'가 너무 못한다고 이야기하더라. 반면 나는 분석을 통해 '더샤이'가 왜 잘하는 선수인지 계속 이야기를 했다.
계속 이야기했지만 안 통했고 벽이랑 대화하는 거처럼 느꼈다. 6개월이 지난 뒤 이제 분석보다 ('더샤이'가) 왜 좋은 선수인지 본인 생각을 계속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니 '더샤이'에 대한 사랑 아니면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다.(웃음)
그런데 팬들이 그런 걸 너무 우습게 보기 시작했다. 저도 그냥 재미있게 하면서 계속 팬들한테 해외 선수도 이제 롤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팬들과 티격태격했는데 '더샤이'의 웨이보 게이밍이 롤드컵 8강에 간 걸 보면서 (내 의견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팬들이 뭐라고 해도 그게 너무 재미있고 즐겁다.
Q, LEC와 LCK, 지금 롤드컵서 인터뷰어로 활동 중인 '로르' 로르 발레가 농담 삼아 LCK 팀이 잘하니까 한강에 유럽 여권을 던졌다고 말했다. 만약에 본인은 웨이보 게이밍이 이번 롤드컵서 우승한다면 세리머니를 펼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A, 로르가 장난삼아 말한 건데 난 생각을 못해봤다. 그냥 웃으면서 유럽으로 돌아가고 싶다.(웃음)
Q, 최근 SNS에 '더샤이'와 만난 사진을 올렸다. 만났을 때 기분이 어땠나?
A, 사진을 같이 찍었을 때는 생각 못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되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착하고 생각보다 영어를 되게 잘한다. 콘텐츠 촬영을 같이했는데 현장에 LPL 스태프가 10명이나 있었다. 통역이 영어->중국어, 중국어->한국어로 진행했는데 중간에 번역이 잘못됐거나 이상하게 해석할 수 있어서 걱정은 되지만 뭐 잘 진행했다.
Q, 개인 방송서 롤드컵 8강서 kt 롤스터와 T1의 승리를 예상했고 '구마유시' 이민형을 칭찬했던데 이유가 있었나.
A, 8강을 그렇게 예상한 이유는 kt가 힘들게 올라왔기 때문이다. 신이 kt에게 운을 안 준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서포터를 하고 싶었다. 만약에 kt가 징동 게이밍을 꺾는다면 이번 롤드컵서 우승을 차지할 거 같다. 반면 T1은 대회 초반에는 못 믿었다. 하지만 지난 경기를 봤을 때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너' 문현준은 LCK 서머서 경기력이 안 좋았지만 이번 롤드컵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 같다. 폼을 올리고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구마유시' 이민형과 관련해서는 MSI 이후 팬들의 반응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구마유시'에게 안 맞는 메타라서 죽거나 '케리아' 류민석이 게임을 운영하는 부분이 컸는데 이번 롤드컵서는 본인이 슈퍼 플레이를 해야할 때 '캐리'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거 같다. LCK 서머 중반 '페이커' 이상혁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도 팀을 응원하며 또 뭔가 큰 형 같은 느낌을 줬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계속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떄 T1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는 '구마유시'와 '제우스' 최우제인 거 같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매번 한국 팬들이 저의 개인 방송을 보면서 재미있는 클립 등을 다른 커뮤니티에 올려줘서 너무 감사하다. 또 특정 커뮤니티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즐겨찾기를 해놨다. 저의 이름이 검색할 수 있게 쉽게 해놔서 이틀에 한 번 정도 확인을 한다. 개인방송을 할 때 같이 보는 게 너무 재미있다. 본인의 메인은 LEC이지만 LCK 경기도 많이 보고 있으며 많이 좋아하기 시작했다. LCK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농심 레드포스 '피터' 정윤수나 OK 저축은행 브리온 '모건' 박루한 등 선수들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부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맨날 똑같은 장난 같은 거 그만하고 새로운 걸 개발했으면 좋겠다. 하하하.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