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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딛고 가장 아름답게 핀 꽃, '제오페구케'의 T1

T1.
T1.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법이란다"

1998년에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뮬란'에 나오는 대사다. 극 중 뮬란의 아버지 파 주는 자신의 딸에게 이런 말을 해주며 위로해 준다. 그리고 T1의 이른바 '제오페구케' 라인업은 이 명대사에 어울리는 결말을 2023 월드 챔피언십에서 맞았다. 많은 고난을 이겨낸 T1의 '제오페구케'는 마침내 롤드컵 우승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다.

T1이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웨이보 게이밍을 3대0으로 격파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1세트를 시작으로 3세트까지 파괴적인 경기력으로 WBG를 몰아세운 T1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소환사의 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우승은 T1,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다.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으로 구성한 라인업으로 마침내 세계 정상에 섰기 때문이다.

'제오페구케'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최우제가 본격적으로 1군 무대로 올라서면서 이 라인업이 가동됐고 출발은 좋았다. 2022 LCK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18연승에 성공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명서 무패 우승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의 대회에서도 늘 정상에 설 것만 같았던 T1은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준우승에 머물면서 좀처럼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이어진 서머 스플릿 결승에서 젠지e스포츠에게 패했고, 롤드컵 결승에서는 디알엑스에게 무너졌다. 그리고 준우승의 흐름은 이듬해까지 이어졌다.

올해 첫 대회인 스프링 시즌에서 다시 한번 젠지에게 패했고, 이어진 MSI에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서머 시즌에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처럼 좀처럼 극복하기 어려워 보이는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에 빠진듯했던 '제오페구케'의 T1. 그러나 그들은 이번 월즈를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맞은 이번 월즈에서 T1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조합과 플레이로 메타를 주도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LCK 팀이라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연이어 LPL 팀들을 격파했고, 결승에서 마지막 남은 LPL 팀 WBG를 탈락시키며 정상에 섰다. 2022 스프링 우승 이후 다섯 번의 준우승, 한 번의 3위를 겪은 다음 맛본 값진 우승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한 '오너' 문현준은 한 인터뷰에서 '예쁜 꽃'을 언급하며 우승을 다짐했다. 그리고 결승 종료 후 무대 인터뷰에서 "오늘은 제일 예쁜 꽃이 핀 것 같아서 기분 좋다"는 말로 그 기쁨을 만끽했다. 그의 말처럼 19일 저녁 고척스카이돔에는 수많은 고난을 뚫고 '제오페구케'의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었다.

고척돔=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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