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25일 열린 두 번의 4강 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명승부가 나오며 재미를 선사했다. 먼저 열린 디플러스 기아 유스와 kt 아카데미의 경기가 치열한 접전 끝에 소위 '5꽉'을 갔고, 뒤이어 열린 젠지 스콜라스와 T1 루키즈의 경기 역시 이에 화답하듯 마지막 5세트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이런 치열한 장기전 끝에 정규 리그 순위가 낮았던 두 팀이 모두 웃으며 '업셋'을 연출했다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또한 최상위권 리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다양한 픽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엘리스의 경우에는 여러 번 등장하는 정글의 핵심 픽 역할을 했고, 이외에도 볼리베어 역시 자주 등장했다. 결승전에서는 T1 루키즈의 '디나이' 황치현이 렝가를 사용하기도 했고, kt 아카데미의 미드 유백진은 4강에서 아크샨을 선뵀다. 또한 T1 루키즈와 젠지 스콜라스의 4강에서 나온 야스오, 요네의 미드 라인전은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런 깜짝 픽에 더해 3군 특유의 과감하고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치러진 세 경기 모두 난타전 양상의 경기가 펼쳐졌다. 1군 경기와 비교하며 다소 아쉬운 경기력으로 비칠 수도 있었지만, 팬들은 유망주들의 펼치는 '날 것' 그대로의 경기에 응원하며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끝으로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면서 사실상 비시즌에 접어든 시점이기에 많은 LCK 팬들이 이번 하반기 아카데미 시리즈 플레이오프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스포츠 전통의 라이벌 '통신사 대전'으로 펼쳐졌던 결승전의 경우에는 시청자가 한 때 1만 명까지도 가는 등 뜨거운 반응을 낳았다.
이렇듯 이번 하반기 아카데미 시리즈 플레이오프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으며 오프라인 무대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우승을 차지한 kt 아카데미 선수들은 모두 입을 모아 "더 높은 곳에서 뵙겠다"는 포부를 남기기도 했다. 이는 다른 팀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하반기 아카데미 시리즈 플레이오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들이 미래의 e스포츠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