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25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1라운드에서 OK저축은행 브리온을 2대0으로 꺾었다. 이 승리로 젠지는 개막 3연승을 기록, 1위 한화생명에게 득실차에서 밀린 2위에 오르며 순항을 이어갔다. '리헨즈' 손시우 역시 1세트 노틸러스를 플레이해 완벽한 이니시에이팅을 선보이면서 승리의 1등 공신 역할을 수행,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에 선정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손시우는 승리했음에도 본인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손시우는 "생각한 대로 구도가 흘러가지 않았다. 운영적인 부분에서는 한 두 번말고 정답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고 생각하지만, 라인전 구도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라고 오늘 경기에 대한 총평을 남겼다.
손시우는 이날 1세트에서 세나-세라핀 조합을 꺼내든 브리온을 상대로 노틸러스로 '도란 방패'를 먼저 사는 아이템 빌드를 선보였다. 손시우는 이 역시 라인전 구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풀어놨다. 손시우는 "세나-세라핀 같은 경우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견제가 좋다. 반면 우리 조합의 경우 초반 라인전 단계가 너무 약했다. 어쩔 수 없이 '도란 방패'를 선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물론 패치 이후 서포터 아이템인 '세계지도집'의 업그레이드가 용이해진 것 역시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 젠지에 다시 합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부터, 팬들이 손시우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베테랑답게 팀원을 이끌고 과감한 싸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손시우는 1세트 승부를 결정짓는 교전서 노틸러스의 '폭뢰'-'점멸'을 활용해 상대 네 명을 띄워내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손시우는 "딱히 이니시에이팅에 대한 부담이나, 이니시에이팅을 주도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면서 "오히려 제가 해야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마인드에 가깝다. 싸움 구도에 대한 대화는 팀원들과 함께 나누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시우는 본인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의 승리 플랜이라고 귀뜸했다. 손시우는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것은 팀의 승리 플랜이다. 그것은 매년 조금씩 바뀐다. 조합에 따라, 또 상대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그래도 승리 플랜에 대해 하나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실수를 해도 과감하게 플래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에이밍' 김하람과 호흡을 맞췄던 손시우는 올 시즌 '페이즈' 김수환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정상급 기량을 가진 원거리 딜러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다를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손시우는 원거리 딜러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것은 본인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손시우는 "게임 외적인 부분에선 분명 차이가 있다. '에이밍'이 훨씬 장난기가 많은 스타일이다. 그러나 플레이적으로 보면 두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것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 저는 서포터 중에서도 원거리 딜러와 특히 소통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통을 통해 서로 조율해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3연승을 거둔 젠지의 다음 상대는 디플러스 기아. 지난 시즌 한솥밥을 먹었던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이 소속된 팀이기도 하다. 손시우 역시 디플러스 기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손시우는 "디플러스 기아 같은 경우 바텀 라인전이 강하고 미드 라이너의 챔피언 폭이 넓다. '루시드' 역시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핵심 라인은 정글이 될 것이다. 정글에서 밀려난 쪽이 많이 불리해 질 것"이라고 다음 경기를 예측했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