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선수: kt 롤스터 김정민
지난주 kt의 유일한 희망이 됐던 김정민을 주간 eK스타로 선정한 바 있다. 그리고 kt의 마지막 생존자였던 김정민은 기어코 개인전 최후의 생존자가 되면서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단순히 개인전 우승의 성과를 넘어 지난주 연이어 치른 4강과 결승전 모두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황제'의 귀환에 어울리는 경기력이었다.
4강에서는 광동 프릭스의 최호석을 상대했다. eK리그 챔피언십 사상 단 한 번도 4강에서 탈락해 본 적 없는 최호석을 맞아 깔끔한 2 대 0 승리를 챙긴 김정민은 결승에서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전술로 돌풍을 일으킨 울산HD FC의 이현민을 만났다. 김정민은 16강에서 팀 동료 박찬화를 꺾은 이현민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하면서 3 대 0의 대승으로 개인전 정상에 섰다.
무려 7년 만에 차지한 개인전 우승이라는 점 역시 인상적이지만, 그렇게 정상에 서지 못하는 동안에도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스타일을 고수한 끝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큰 우승이었다. 결승전에서 김정민은 7년 전 '전성기의 김정민'이 그랬듯, 하프 스페이스에서의 과감하고 정교한 드리블 돌파와 빠른 템포의 공격을 앞세워 다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이 주의 카드: 24HR 스네이더
김정민은 개인전에 돌입하면서 네덜란드 팀 컬러를 선택했다. 네덜란드는 루드 굴리트, 레이카르트, 반데이크, 쿠만 등 단단한 코어를 갖추고 있지만, 측면에서 약점이 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의 김정민의 선택을 의심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김정민은 네덜란드 팀 컬러로 결국 우승까지 성공했다. 김정민의 4-2-2-2 포메이션 속 전술 핵심은 어떻게 보면 24HR 스네이더였다. 그 역시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수훈 선수로 스네이더를 꼽은 바 있다.
스네이더는 윙어로 쓰기에는 속력, 가속력이 느리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김정민은 스네이더를 윙어로 배치해 절묘한 활용법을 보여줬다. 스네이더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기 보다는 패스를 통해 박스 근처까지 접근해 정확한 킥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김정민은 인터뷰에서 "제 플레이에서 윙어는 정적이다. 속도를 이용하기 보다는 공을 운반해 주는 느낌이다"라고 자신의 플레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플레이는 4강과 결승에서 절묘하게 통했다. 결승전 레이카르트의 첫 골 역시 스네이더를 활용한 날카로운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또한 박스 안에 괴물 같은 성능의 모먼트 굴리트까지 버티고 있었기에, 김정민 입장에서는 더욱 과감하게 크로스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결국 김정민은 모두가 의심했던 네덜란드 팀 컬러, 스네이더 활용의 이유를 증명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