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현은 프로게이머 데뷔 전 킨드레드 장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닉네임인 '표식' 역시 킨드레드의 패시브 스킬의 '킨드레드의 표식'에서 따온 것이다. 홍창현은 2020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LCK 무대에서 총 15번 킨드레드를 사용했고, 10승 5패를 기록하며 66.7%의 좋은 승률을 보유 중이다. 이는 홍창현이 프로 데뷔 후 10번 이상 사용한 챔피언 중 올라프(70.8%), 세주아니(69.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승률이다.
브리온전 1세트에서도 홍창현의 이런 킨드레드 장인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경기 초반 미드 다이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리 신을 플레이한 '기드온' 김민성의 빠른 합류에 대처하지 못했고, 데스를 기록하고 시작한 것. 초반부터 말리며 급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홍창현은 표식 쌓기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표식 스택을 쌓았고, 결국 8분도 되기 전에 4스택을 완성했다. 킨드레드 캐리의 핵심은 패시브 4스택을 쌓는 것이다. 4스택을 쌓으면 일반 공격, Q 스킬 '화살 세례', E 스킬 '차오르는 공포'의 사거리가 75씩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때 일반 공격 사거리가 575로 웬만한 원거리 딜러들의 사거리보다 길어지면서 캐리력이 올라간다.
초반 말린 상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킨드레드 패시브 4스택을 쌓은 홍창현은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드래곤 둥지 앞 4 대 4 대치 구도에서 홍창현은 리 신을 플레이한 김민성과 탐 켄치를 플레이한 '폴루' 오동규의 파고드는 움직임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딜을 넣는다. 이때 아래쪽에서 팀원들이 상대의 퇴로를 막으며 좋은 한타 구도가 만들어진다. 밀고 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홍창현은 리 신을 먼저 잡았다.
이후 파고드는 '모건' 박루한의 레넥톤에 의해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하지만, 궁극기 '양의 안식처'를 절묘하게 활용하며 생존한다. 그리고 '양의 안식처' 위에서 한숨을 돌린 홍창현은 코르키와 세나를 연달아 잡아냈다. 이어서 위쪽으로 빠지며 레넥톤과 탐 켄치까지 정리하면서 펜타 킬을 완성한다. 경기 시작 13분 만에 나온 펜타 킬이었다. 펜타 킬은 충분한 챔피언 성장 후 후반부에 자주 나온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펜타 킬과 함께 순식간에 성장한 홍창현은 이후에도 존재감을 뿜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활약을 인정받아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을 받기도 했다. 어려운 출발에도 불구하고, 활약하며 POG를 받은 홍창현. '킨드레드 장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