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은 마지막까지 한화생명e스포츠와 2위 경쟁을 했다. 특히 지난 15일 맞대결에서 1-2로 패하면서 승수는 같아지고 세트 득실에서 앞서며 2위를 유지했다. 자력 진출을 위해서는 지난주 남은 일정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했다. 그리고 T1은 20일 농심 레드포스와의 경기에서 위기를 맞는다.
난전 구도에서 뛰어난 교전력을 선뵈며 1세트를 승리한 T1은 2세트에 들어선다. 이때 T1은 바텀에서 바루스-럼블 조합을 꺼낸다. 후반 밸류를 높인 '지우' 정지우와 '피터' 정윤수의 스몰더-밀리오 조합을 라인전부터 압박해 말리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리고 이는 먹혀드는 듯 보였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바루스를 플레이한 '구마유시' 이민형은 CS에서 스몰더를 플레이한 정지우에 무려 40개나 앞선 것이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전투에서 손해를 보며 스노볼을 굴리지 못했고, 이때 정지우가 스몰더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 시작한다. 화염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했고, 골드에서도 1만 이상 앞섰지만, 잘 성장한 스몰더의 캐리력을 높여주는 조합으로 버티는 상대의 방어선을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상대 넥서스를 지키는 쌍둥이 포탑까지 모두 파괴한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700 스택을 쌓은 스몰더의 화력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다. T1은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지우의 스몰더를 먼저 잡는 한타 구도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E 스킬 '펄럭펄럭'과 카르마-밀리오의 지원을 받는 스몰더를 잡기는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T1의 다섯 번째 바론과 세 번째 장로 드래곤을 마무리한 후 진격한다. 첫 구도는 불안했다. 럼블을 플레이한 '케리아' 류민석의 피가 많이 빠지며 뒤로 밀려난 것. 하지만 류민석은 다시 침착하게 들어와 궁극기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활용해 정지우의 스몰더를 견제한다.
이 기회를 이민형은 놓치지 않았다. 경기 중반 이후부터 Q 스킬 '꿰뚫는 화살'로 지속적으로 스몰더에 압박을 넣었던 이민형은 이번에도 스몰더를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꿰뚫는 화살'을 스몰더에 적중시켰다. 이 한방이 장로 드래곤의 버프와 함께 시너지를 내며 정지우의 스몰더를 처형시켰고, T1은 그대로 밀고 들어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2위 경쟁 중 모든 경기를 승리해야 했던 T1. 만일 유리했던 농심과의 2세트를 내줬더라면 3세트 결과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형은 침착한 스킬 활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2대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