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페이커' 이상혁은 오직 팀의 11번째 우승만을 생각했다. 9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상혁이 우승에 대한 굳은 각오를 밝혔다. 특히, 이상혁은 우승을 통해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T1은 앞선 플레이오프 2라운드서 한화생명에 0 대 3으로 패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한화생명과의 결승 진출전 리매치를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상혁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지난 경기보다 나은 경기력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상혁은 T1 사옥을 강타한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연습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혁은 "최근에 디도스로 인해 피해를 봤다"면서도 "한화생명전 이후 2, 3일 정도는 연습에 지장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거다. 팬들에게 일주일 동안 저희가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의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Ti이 스프링 결승전에 진출하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출전권을 확보한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는 막강한 모습을 자랑해 온 LCK지만, 최근에는 MSI와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LCK의 마지막 MSI 우승은 지난 2017년이었다. 당시 SK텔레콤 T1은 G2 e스포츠를 꺾고 정상에 섰는데, 당연히 그 자리에는 이상혁과 김정균 감독이 있었다.
이상혁은 "MSI를 우승 못 한 지 오래됐는데, 이번에 다시 기회가 생길 수 있어서 더 동기부여가 된다. 만약에 출전한다면 꼭 우승하고 싶다"라며 "이번에 김정균 감독님과 다시 하게 됐는데, 이번 기회에 같이 좋은 성적 낼 수 있다면 배로 뜻깊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이상혁과 T1은 LPL 징동 게이밍의 '골든 로드'를 막아 세웠다. '골든 로드'는 한 해에 치러진 모든 대회를 우승하는 것을 일컫는다. 당시 스위스 스테이지를 앞두고 공개된 공식 티저 영상 속 "골든 로드, 저희가 막겠습니다"라는 이상혁의 대사는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번 LCK에서 T1은 젠지의 LCK 4연패, 혹은 한화생명e스포츠 '피넛' 한왕호의 LCK 4연패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상혁은 상대의 커리어보다는 자신들의 커리어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른 팀이 좋은 커리어를 이루면 축하할 일이다"라며 "제가 신경 쓰는 건 다른 팀의 기록보다는 우리의 11번째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그걸 통해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게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