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C 프로 마스터즈에는 한국, 태국, 중국, 베트남 등 'FC 온라인' 강국에서 두 팀씩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202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1 우승팀과 준우승팀인 kt 롤스터와 광동 프릭스가 출전해 우승을 노렸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FC 프로 마스터즈의 전신인 EA챔피언스 컵(EACC)에서 최근 3회 연속으로 우승한 기록을 가지고 있고, 이에 더해 개최지도 대전이었기에 또 한 번의 우승이 기대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2시드 팀이었던 광동은 첫 경기에서 중국의 울브즈e스포츠에게 패하면서 한 경기만에 대회를 마감했다. 1시드 팀 kt는 첫 경기에서 중국의 베이징 본 투 윈(BTW)을 꺾으며 승자전에 나섰지만, 태국의 그라츠에게 0 대 3으로 패했다. 이후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도 울브즈에 0 대 3으로 대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팀 부진의 원인으로는 상대 팀의 수비 중심 전술, 이른바 '텐백'을 파훼하지 못한 것이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번 FC 프로 마스터즈에서 정상에 오른 울브즈는 강력한 두 줄 수비를 앞세운 탄탄함을 뽐냈다. kt와 광동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울브즈의 수비벽을 넘지 못하고 패한 바 있다.
kt와 광동이 유독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의 '텐백'에 고전한 이유는 eK리그 챔피언십의 규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1 개막전 당시 수비 메타가 떠오르며 저득점 양상의 경기가 이어졌다. 이에 넥슨은 개막 2일차에 개인 전술에서 '항상 수비 지원' 설정을 금지했고, 수비 스타일에서 '후퇴'를 금지했다. 또, 수비 전술에서 '스트라이커 자기 진영 복귀'까지 금지하며 '텐백' 메타를 막았다.
하지만 FC 프로 마스터즈에서는 eK리그 챔피언십처럼 '텐백'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 보니, kt와 광동 모두 이번 대회 메타 적응에 애를 먹었다. 프로게이머 은퇴 후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제독신' 박준효 또한 "(국내리그와 국제대회 사이의 규정 차이로 인해)분명히 적응도에서 차이가 난다. 실제로 선수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기대를 모았던 kt와 광동은 FC 프로 마스터즈에서 해외팀의 수비 전술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대회 경쟁력을 위해서 eK리그 챔피언십 규정에도 약간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