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19일(한국시각) 중국 쓰촨성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LPL 1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3 대 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쉽지 않은 경기를 이겨낸 젠지는 7년 만에 LCK에 MSI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팀 이름 변경 후 자신들의 첫 국제대회 우승이기도 하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젠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 김기인은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에 성공했다. 혈이 뚫린 것인지, 김기인은 스프링의 좋은 기세를 몰아 MSI 챔피언에 오르며 커리어 첫 국제대회 우승까지 성공했다. 활약도 눈부셨다. 대회 내내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줬고, 결승에서도 상대 에이스 '빈' 천쩌빈을 억제했다.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연속으로 해낸 김기인.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느끼는 LCK와 MSI 우승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기인은 "LCK 우승은 첫 우승이기 때문에 이룰 수 없는 걸 이룬 느낌이다"라며 "MSI 우승은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해준 대회인 것 같아서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김기인은 데뷔 이후 오랜 세월 LCK 최고 탑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좀처럼 인연과 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이뤄낸 첫 우승 후 연이어 두 번째 우승까지 성공한 것이다. 김기인은 "예전에는 승리 플랜이나 방식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며 "올해는 팀과 계속 이기다 보니까 승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다"고 우승 비결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베테랑 김기인은 쌍둥이 포탑이 밀린 4세트서 제어 와드를 사는 판단으로 상대의 백도어를 대비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기인은 "제가 생각할 때 본대 싸움이 저희가 더 좋다고 생각해서, 상대가 무조건 백도어를 노릴 거라고 봤다"며 "집에 순간이동 탈 곳을 만들어놓고 오브젝트 싸움을 하러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빈'과 김기인의 매치업은 결승전서 기대를 모은 대결이기도 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빈'은 LCK를 대표하는 두 탑 라이너인 김기인과 '제우스' 최우제를 비교하며 최우제의 손을 들어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김기인은 "사실 그런 인터뷰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오늘 제가 이겼기 때문에 ('빈'보다)제가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