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담원 게이밍 챌린저스는 LCKCL 최고의 팀이었다. 2022년 LCKCL 스프링과 KeSPA컵서 우승을 차지한 담원 게이밍 챌린저스는 팀 이름이 디플러스 기아 챌린저스로 바뀐 2023년 스프링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1군과는 연이 없었다.
많은 관계자는 2023시즌을 앞두고 2022년 LCKCL을 씹어먹은 박승규의 1군 승격은 초읽기라고 평가했다. 당시 디플러스 기아는 '너구리' 장하권(은퇴)과 '버돌' 노태윤이 FA를 선언하면서 탑 라이너 자리가 무주공산이었다. 하지만 디플러스 기아는 FA로 나왔던 '칸나' 김창동(현 LEC 카르민 코프)을 영입하면서 박승규의 1군 승격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개인적으로 아쉬울 법하지만 본인은 2군에 있으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솔직히 남는 게 웃음뿐이라고 말을 종종 한다. 2군에서는 1군 승격에 초점을 두는 거보다 실력 상승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걸 봤을 때 디플러스 기아 2군에 있었던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제가 생각한 거보다 실력이 많이 올랐다. 생각했던 고점도 훨씬 높게 올라갔고, 아직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다. 아직 '이게 내 한계다'라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러기에 운이 좋았고, 좋은 팀원과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내 인생에서도 가장 뜻깊은 경험이었다."
디플러스 기아 챌린저스에서 활동했던 시간은 본인에게 소중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하는 거처럼 게임한 것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래도 박승규 본인으로서는 인생에 책임감이 생겼고, 프로게이머로서 일을 하는 게 진심이 됐다.
"예를 들어 연습하는데 '새벽 4시까지 파이팅 해보자'라고 해도 당시에는 시간을 채우는 데 급급했다. 물론 연습을 열심히 했지만 '뭔가를 배웠다'라는 생각보다 '시간을 채웠다', '아침이 찾아왔다'라는 생각이 더 많았다. 매일 열심히 해야 하는 데 부정적인 부분이 컸다. 지금은 나이가 조금 들면서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 프로게이머라는 일에 진심이 됐다. 당시 그런 생각을 빨리했다면 1군 승격은 더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
올해 스프링 시즌서 휴식을 취했던 박승규의 행보는 서머 시즌을 앞두고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초 유력했던 후보지는 '칸나' 김창동이 합류했던 카르민 코프였다. 그렇지만 박승규는 최종 행선지는 LCS 스프링 시즌서 3위에 그친 북미 게임단 클라우드 나인이 됐다. LCS 스프링서 3위에 그친 클라우드 나인은 서머 시즌을 앞두고 '퍼지' 이브라힘 알라미를 대체할 선수를 찾았고 박승규가 주인공이 됐다.
"휴식을 취해야 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휴식을 취한 것도) 실력 문제보다 환경적인 부분이 컸다. 그래도 LCK 2군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뛰고 싶었다. 디플러스 기아 1군이 아니라면 다른 해외 지역 2군 팀도 상관없었다. 곧바로 2군을 뚫고 1군에 올라갈 자신이 컸기 때문이다."
◆ 모든 게 긍정적이다.
클라우드 나인이 북미 게임단이기 때문에 박승규가 극복해야 할 건 많다. 게임을 잘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언어적인 부분도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박승규는 항상 긍정적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영어 공부도 열심이다. 서머 시즌을 앞두고 한국서 부트캠프를 진행하는 것도 본인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했다.
"처음부터 미국으로 가서 적응하는 거보다 한국에서 한 달 정도 워밍업 기간을 갖고 가는 것도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가서 덩그러니 놓여서 적응하는 거보다 한국에 있으면서 선수들과 친해진 다음 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언어적인 부분은 '버서커' 김민철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저를 강하게 키우는 거 같다.(웃음) 못 알아듣는 문장이 있으면 '버서커'를 쳐다보는데 일부러 안 알려준다."
LoL e스포츠에서 활동하는 모든 선수에게 중요한 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이다. 클라우드 나인이 서머 시즌을 앞두고 '타나토스' 박승규를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본인도 이런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클라우드 나인이 스프링 시즌서 3위를 했다. 서머를 앞두고 저를 영입을 왜 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3위를 했으니 너가 오면 2위 이상은 해야 한다. 아니. 2위가 뭐야 무조건 우승해야 하므로 영입한 게 아닌가'고 생각했다. 그런 만큼 저를 높게 평가해 준 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클라우드 나인에 합류한 박승규의 서머 시즌 목표는 LCS 우승이다.
"그냥 우승이 모든 게 전부다. 제가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더라도 우승한다면 모든 게 '오케이'이지 않나. 프로게이머라면 대회서 우승만 하면 된다. LCS에 가서 최고의 탑 라이너가 될 거다. 소위 '다 패고 다닐 생각이다' 하하하."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