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전당' 1호 헌액자 '페이커' 이상혁이 그동안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LoL e스포츠 최고의 스타 이상혁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이들은 팬이라고 한다. 이상혁 또한 자신을 보고 팬들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이상혁의 전설의 전당 1호 헌액을 기념하기 위한 전설의 전당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이날 이상혁은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여러 행사에 참여했다. 마지막 순서였던 기자회견에 나선 이상혁은 그동안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열심히 활동하는 힘을 얻는다"는 말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먼저 이상혁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며 가장 고마웠던 은사를 묻는 질문에 올해부터 다시 함께하게 된 '꼬마' 김정균 감독을 꼽았다. 그는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김정균 감독님과 같이 활동했고,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고 습득했다"며 "그런 부분이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그런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프로 데뷔 시점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상혁은 "처음 프로 데뷔했을 당시만 해도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에 리스크가 있었다. 프로게이머로 데뷔해서 실패한다면 학업과도 병행이 안 돼서 엄청 위험한 직업이었다"며 "그럼에도 하겠다고 결심한 건 프로게이머라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거로 생각했다. 그런 경험을 높은 가치로 둬서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이상혁은 지금까지 T1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그는 "T1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좋은 게임단이라 생각했고, 지금까지 함께 하면 돈독해지고 지금은 선수가 아닌 일원이 든 느낌이다"라며 "앞으로도 서로 좋은 관계로 많은 팬들께 즐거움 드리고 그럼 가치를 키워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LoL e스포츠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상혁은 타의 모범이 되는 모습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할 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한다. 특히 게임을 보는 시청자는 어린 경우가 많다"며 "어릴수록 매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말이나 행동에 조심한다. 요즘엔 자극적인 매체가 많은데, 저는 스스로 절제하고 바람직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전설의 전당은 다른 기성 스포츠에서 흔히 있는 명예의 전당이다. 보통 명예의 전당은 은퇴 선수들이 헌액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상혁은 현역 선수임에도 라이엇 게임즈가 마련한 전설의 전당 1호 주인공이 됐다. 이상혁은 "사실 게이머의 삶을 살다 보면 다른 스포츠에 관심을 두기 어렵다. 명예의 전당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처음 알았다"며 "은퇴 전에 헌액되는 게 이례적이라고 들어서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 봤는데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만큼 저를 많은 분이 인정해 주고 좋게 바라봐 줘서 뜻깊은 헌사를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10년 넘는 선수 생활 동안 수많은 대회를 치른 이상혁은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e스포츠 월드컵에 참가하며 새로운 대회 경험을 앞두고 있다. 그는 "사우디라고 하면 돈이 많은 국가라는 인식이 많아서 e스포츠 월드컵 역시 돈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며 "그것보다는 e스포츠가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느낌이다. 사우디에 가서 분위기도 보고 새로운 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혁은 "선수 생활하면 많은 굴곡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이겨내면서 성장했고, 많은 분이 저를 보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힘을 받으면 좋겠다"며 "제가 편지를 많이 받고, 다 읽고 있는데 저를 보면서 역경을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다. 의미 있는 프로 활동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들어서 팬들에게 감사하다. 열심히 활동하는 힘을 얻는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