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홍이 22일 서울 송파구 비타500 콜로세움에서 진행된 202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2 2라운드 개인전 4강에서 WH게이밍 이원주를 2 대 1로 제압했다. 이원주를 꺾은 박기홍은 생애 첫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박기홍은 "1세트 이기고 2 대 0으로 쉽게 이길 거로 생각했는데, 이원주 선수가 손이 풀리니까 훨씬 잘하더라"며 "그래서 3세트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리로 박기홍은 생애 첫 개인전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박기홍은 힘겹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맨날 옆에서 (최)호석이가 결승 가는 것만 봤는데, 제가 결승 진출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니까 꼭 우승해 보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1, 2, 3세트 모두 치열한 흐름 속에서 3세트 막판에는 퍼즈가 걸리기도 했다. 박기홍은 "게임을 안 하고 있어서 체력을 비축하려고 했는데,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체력이 더 빠지더라"며 "그래서 팀원과 대화를 계속했는데, 평소에는 악담으로 자극했는데, 오늘은 격려를 해줘서 멘탈을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팀원의 격려로 멘탈을 잡은 덕인지, 박기홍은 3세트 연장전 루니로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을 터트리며 명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평소 자주 볼 수 없던 D로스(슛팅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방법) 활용이 돋보였다. 박기홍은 "프로게이머 중에 D로스를 처음 한 게 저다. 기회가 오면 하고 싶었는데 오늘 처음 왔다"며 "찬스가 와서 올릴 생각밖에 없었다. 사실 슛 게이지가 조금 넘어가기는 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결승에 오른 박기홍은 팀 컬러 역시 잉글랜드에서 첼시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박기홍은 "무조건 바꿀 예정이다"라며 "굴리트의 존재도 물론 있지만, 잉글랜드로 연습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저랑 맞지 않았다. 시작 전부터 이기면 무조건 바꿀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결승에 오른 박기홍의 상대는 kt 롤스터 박찬화다. 둘 모두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력분석관으로 참여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박기홍은 "(박)찬화와 지난주에 서로 '전력분석관 매치해야지'라고 말했다. 서로 결승에서 만나고 싶었다.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항상 저희가 kt에 밀려 2등 했었는데, 이번에는 꼭 이겨서 광동 개인전 첫 타이틀 가져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박기홍은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우승을 약속했다. 그는 "맨날 우승하겠다고 말만 하고 kt에 밀려서 준우승했다"며 "이번에는 꼭 이기고 우승해서 kt 왕조를 한 번 끊어보도록 열심히 하겠다.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