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3일(한국 시각)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릴 2024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LPL 4시드 웨이보 게이밍을 만난다. LPL은 LCK와 더불어 LoL e스포츠에서 가장 강력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 LPL팀을 첫 경기부터 만난다는 점은 분명 까다롭다. 하지만 젠지의 역대 월즈 내 대(對) LPL전 상대 전적을 미뤄본다면 나쁘지만 않은 상황이다.
젠지는 지금까지 단판제 경기로 LPL팀을 총 17번 만나 11승 6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약 65%의 높은 승률을 보유하고 있는 것. 삼성이라는 이름으로 첫 월즈에 나섰던 지난 2014년(당시 삼성 화이트와 블루 두 팀이 모두 출전)부터 2022년 대회까지 중국팀을 맞아 11승을 챙기며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스위스 스테이지 첫 경기는 단판으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젠지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기록임이 분명하다.
다전제 전적을 살펴보면 젠지는 LPL팀을 상대로 2승 2패의 기록을 남겼다. 삼성 시절인 2014년(로열 클럽과 결승전서 3 대 1 승리)과 2017년(팀 WE와 8강전서 3 대 1 승리) 모두 웃었다. 최근 두 번의 맞대결인 2021년과 2023년에는 각각 에드워드 게이밍(EDG)과 빌리빌리 게이밍(BLG)에 패했지만, 승부를 풀세트까지 끌고 가는 석패였다.
롤드컵은 아니지만, 또 다른 국제대회인 MSI에서도 젠지는 LPL에 앞선 상대 전적을 보유 중이다. 창단 후 첫 MSI였던 지난해에는 BLG에 0 대 3으로 완패하며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 5월 열린 MSI에서는 브래킷 2라운드서 탑e스포츠(TES)를 3 대 2, 3라운드서 BLG를 3 대 1, 결승전서 다시 BLG를 3 대 1로 제압했다. 가장 최근 메이저 대회인 MSI에서 3연승을 기록했다는 점 역시 의미가 크다.
또한, 이번 스위스 스테이지 방식상 한 번 만나는 팀을 다시 만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LPL팀과의 첫 대진은 역시 긍정적이다. 스위스 스테이지는 단판으로 진행된 후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과 탈락이 걸린 경기는 Bo3로 진행된다. 그런 중요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LPL팀 중 한 팀을 확정적으로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젠지는 덜 수 있다.
이런 기분 좋은 역사에 더해 베를린에서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 역시 웨이보와 첫 경기에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셋 데이서 '기인' 김기인은 "저희 대진 상대 첫 경기가 무조건 LPL이라고 들었다"며 "그래서 WBG를 만났다는 점에서 놀라지는 않았다. 별생각 없었다"고 덤덤히 말하기도 했다. 과연 젠지가 그동안의 좋은 흐름을 이으며 2024 월즈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