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내에 존재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챔피언의 대표 주자다. W 스킬 '유령 잠수'를 앞세운 기동력과 궁극기 '깊은 바다의 처형'을 이용한 빠른 스노볼링이 가능한 파이크는 반대로 낮은 체력 등으로 인해 안정성에서 약점을 보인다. 하지만 빠른 기동력과 스노볼링이라는 장점은 지금의 T1에게 어울리는 특성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만큼 T1은 젠지전에 앞서 탑e스포츠(TES)와의 8강 3세트서 이미 파이크를 선뵌 바 있다. 당시에도 류민석은 초반부터 파이크의 기동력을 앞세워 빠르게 미드 라인전에 개입하며 첫 킬을 만들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젠지와의 4강 4세트 결정적인 순간에 레드 5픽 카드로 다시 한번 파이크를 꺼낸다.
류민석은 파이크로 경기 시작과 함께 팀에 이득을 가져다줬다. 젠지의 바텀 듀오와 '캐니언' 김건부는 예언자의 렌즈를 돌리며 상대 바텀 쪽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T1 바텀 듀오를 발견하기 전 예언자의 렌즈가 꺼졌고, 반대로 T1 바텀 듀오는 예언자의 렌즈로 부쉬에 숨은 상대를 파악했다. 그리고 류민석은 침착하게 Q 스킬 '뼈 작살'을 통해 '페이즈' 김수환의 애쉬를 끌어 점멸까지 뽑아냈다.
본격적인 라인전 시작도 전에 상대 원거리 딜러의 점멸을 뽑은 T1 바텀 듀오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류민석은 라인전 시작과 함께 '뼈 작살'을 다시 한번 적중시키며 마오카이를 플레이한 '리헨즈' 손시우의 점멸까지 뺐다. 초반부터 상대 바텀 듀오의 점멸을 모두 빼자 류민석은 파이크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맵 전반에 영향력을 끼쳤고, T1은 이를 기반으로 경기를 굴리며 젠지를 압박할 수 있었다.
물론 파이크를 중심으로 많은 이득을 본 T1은 경기 후반 네 번째 드래곤 한타에서 크게 패하며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롤드컵 4강이라는 큰 무대에서 파이크를 선택하고 경기 중반까지 경기를 굴리며 픽의 이유를 증명하는 T1의 플레이는 롤드컵만 오면 강해지는 T1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순간이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