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8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2024 케스파컵 결승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3 대 1로 제압했다. 새로운 로스터 구성 후 맞은 첫 대회에서 기분 좋은 우승을 챙긴 OK저축은행은 2024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최우범 감독과 '구거' 김도엽 코치, '모건' 박루한, '클로저' 이주현의 표정을 밝았다.
최우범 감독은 "처음 출전할 때 우승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스크림처럼 실력을 늘려보자는 접근이었는데, 하면서 경기력이 늘다 보니까 속으로 우승도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이뤄져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도엽 코치는 "생각보다 우리 친구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다음 대회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서 좋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데뷔 후 첫 우승을 맛본 박루한과 이주현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박루한은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 지금 당장 좋은 것보다는 오늘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잘해준 팀원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주현은 "다전제에서 4대 미드를 이겨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이번에 '쇼메이커' 허수 선수를 이기면서 저를 증명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케스파컵에서 최우범 감독은 2017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이후 오랜만에 다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최 감독은 "17년에 우승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롤드컵 한 달을 하든, 케스파컵 8일을 하든 대회에서는 기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서 잘한 것 같다. 가볍게 참가했는데, 생각보다 게임도 재밌고 다른 팀도 열심히 하고 팬들이 응원하는 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우승하니까 정말 기쁘다"고 설명했다.
이날 OK저축은행의 우승은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3, 4세트의 경우에는 다소 불리하게 출발했음에도 역전승을 챙기기도 했다. 박루한은 결정적인 순간을 묻는 질문에, 3세트 미드 한타를 돌아봤다. 당시 불리했던 OK저축은행은 전령을 사용하는 동시에 한타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박루한은 "3세트 때 전령을 미드에 풀었는데, 그 순간이 전환점이 된 것 같다. 그 장면이 떠오른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LCK 스프링과 서머서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던 OK저축은행. 로스터 재정비 후 최 감독은 연습 과정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타일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교전을 피하지 않는 팀이 된 것 같다. 이전에는 싸워야 할 때 뒷걸음질 치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이제는 팬들이 보기에 시원시원한 느낌을 받을 것 같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내년 시즌 각오를 다졌다. 박루한은 "올 한 해 좋지만은 않았지만, 마무리 잘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며 "이번 케스파컵 우승으로 '브리온에 기대를 해도 된다'고 알려준 것 같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하는 게 지금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주현은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LCK에서 잘하는 미드가 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