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이재원은 2019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서 다시 프로게이머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히오스' 프로 시절 몸담았던 젠지e스포츠에서 처음 'LoL'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그는 이후 농심 레드포스와 중국 LPL의 닌자 인 파자마스, 북미 LCS의 디그니타스를 거쳤다. 올해 스프링 종료 후 디그니타스를 떠나며 휴식기를 가졌던 이재원은 2025년을 앞두고 DRX에 새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이재원은 LCK 무대를 향한 갈증에 대해 털어놨다.
▶프로 생활 원동력은 우승에 대한 기억, 그리고 열망
2024년을 북미 디그니타스에서 시작했던 이재원은 서머 시작 전 팀을 떠났다. 다소 갑작스럽게 팀을 떠난 만큼, 휴식기가 불가피했다. 그는 "(팀을 떠난 것은)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디그니타스에서 애매한 시기에 나오면서 팀을 구하기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서 그는 "대회를 쉬는 만큼 폼 유지를 위해서 솔로 랭크를 열심히 해서 전 시즌도 상위권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에 오니까 솔로 랭크가 재밌더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서 그는 휴식기 동안의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재원은 "'하루가 이렇게 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너무 솔로 랭크만 하면 오히려 폼이 망가질까 봐 LCK 콘텐츠였던 '리플레이'에도 출연하게 됐다"며 "그렇게 휴식하는 동안은 바쁘게 사니까 하루가 길다고 느꼈다. 또, 한국어로 생활하다 보니까 한국에서 너무 선수를 하고 싶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갑작스러운 휴식기를 포함 이재원은 굴곡 있는 프로게이머 생활을 보냈다. 멘탈적으로도 흔들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그는 "'히오스' 시절 정상에 섰던 기억이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히오스' 세계 대회 우승을 2번 했는데, 그때 성취감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한 번 더 이뤄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힘이 돼 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북미를 거치며 2년이 넘는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 이재원. 그는 쉽지 않은 타지 생활을 통해 친화력을 배웠다고 한다. 이재원은 "해외에서는 저 같은 다른 나라에서 온 선수가 그 나라 언어를 배워서 접근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있어서 한국에 있을 때보다 친화력이 늘었다. DRX에 와서도 벌써 친해졌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생활하고 대회하고 싶은 열망이 컸다"
디그니타스를 떠난 후 이재원은 약 6개월의 휴식을 갖고 다시 한국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2021년 시즌을 끝으로 LCK를 떠난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재원은 "해외는 저에게 있어서 게임 실력을 올리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생활하고 대회하고 싶은 열망이 컸다. 솔로 랭크 경기 수를 많이 올려서 탑 구도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런데 북미의 경우에는 핑 등으로 인해 그런 연습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돌아온 이재원의 새로운 팀은 DRX였다. 2022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이후 부침을 겪은 DRX는 내년을 앞두고 이재원과 '스폰지' 배영준, '주한' 이주한, '유칼' 손우현, '테디' 박진성, '안딜' 문관빈으로 이어지는 로스터를 꾸렸다. 이재원은 DRX를 선택한 배경을 묻자, "저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해준 팀이다. 또, 서민석 단장님과 인연이 있는데 그래서 더 신뢰가 갔다. 베테랑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야기도 해줘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께 합을 맞추고 있는 동료들과의 좋은 분위기 역시 전했다. 이재원은 "외인구단 같은 느낌이다. (손)우현이가 엄청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해보니까 잘하는 게 느껴진다"며 "(문)관빈이도 건강만 신경 쓰면 잘할 거로 생각한다.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관빈이는 '씨맥' 김대호 감독님한테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말투도 4차원이고 '씨언어'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2025년 목표는 LCK 개인 수상
이재원은 휴식 동안 LCK 예능 콘텐츠인 '리플레이' 시즌 3에 출연하기도 했다. '쿠로' 이서행의 출연 소식을 듣고 프로그램에 합류했던 그는 '스코어' 고동빈, '프레이' 김종인, '레이스' 권지민 등 쟁쟁한 멤버를 보고 처음에는 겁도 났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재원은 "배우는 게 많았다. 스크림을 정말 많이 졌다. 그런데 '노페' 정노철 감독님의 피드백과 멘탈 케어가 있으니까 인간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발전하더라. 도움이 많이 됐던 시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수 복귀 전에 '리플레이'에 출연하면서 '팀 게임'을 경험했던 이재원은 DRX에 합류해 폼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폼은 아직 6~70% 정도밖에 안 올라왔다. V5 시절처럼 하려면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어서 그는 "감독, 코치님이 디테일적인 부분을 잘 알려주신다. 금방 발전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V5 시절을 이야기한 이재원. 그의 말처럼 이재원의 최고 고점은 V5(現 닌자스 인 파자마스)에서 뛰던 2022년 스프링이었다. 당시 그는 LPL 올 프로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그런 그의 내년 목표는 LCK에서의 개인 수상이다. 이재원은 "LPL에서 퍼스트를 받아봤는데, LCK에서는 개인 수상을 못 해봤다. 그래서 개인적인 목표는 개인 수상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로스터를 완성한 DRX. 로스터 완성 직후 DRX 팬들은 2025년 팀의 로스터를 보며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원은 발전하는 모습을 약속하며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걱정이 많으실 텐데, 당장에 좋은 성적이 안 나더라도 점점 발전해 나갈 거다"라며 "너무 크게 걱정하지 말고 응원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