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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C9 복한규 감독, "2025 시즌 목표는 롤드컵"

C9 '레퍼드' 복한규 감독.
C9 '레퍼드' 복한규 감독.
스포츠에서 초대 챔피언이 가지는 상징성은 크다. 그리고 12년을 맞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역시 영광의 첫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MiG 블레이즈였다. 블레이즈는 결승에서 형제 팀 MiG 프로스트를 3 대 0으로 꺾고 첫 챔피언으로 LCK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겼다. 당시 '판타지스타'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던 '레퍼드' 복한규는 블레이즈의 메인 오더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복한규는 이후 선수로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지도자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2018년에는 클라우드 나인(C9)을 이끌고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 무대를 밟기도 했다. 북미 팀이 롤드컵 4강에 오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지난 여름 C9의 감독으로 복귀한 그는 2025 시즌을 앞두고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준비가 한창인 복 감독은 새로운 로스터와 함께 맞을 새 시즌에 기대감을 보였다.

▶아쉬웠던 2024년 시즌…그럼에도 얻은 것들
[강윤식의 e런 사람] C9 복한규 감독, "2025 시즌 목표는 롤드컵"
C9은 '퍼지' 이브라힘 알라미-'블래버' 로버트 후앙-'조조편' 조셉 준 편-'버서커' 김민철-'벌컨' 필립 라플레임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으로 2024년 시즌을 맞았다. '슈퍼 팀'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스프링 우승에 실패했다. 이후 복한규 감독을 복귀시키고, '타나토스' 박승규를 새롭게 영입했지만, 서머 역시 플레이오프서 탈락하며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서머부터 지휘봉을 잡은 복 감독은 지난 시즌 아쉬운 성적의 원인을 묻자, "사실 그냥 못해서이긴 하다"라고 웃으며 입을 뗐다. 곧이어 그는 메타 적응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했다. 복 감독은 "시즌 중반에 팀 리퀴드에 패하기 전까지는 무패 중이긴 했다"며 "그런데 그 기간에도 선수들에게 '지금 우리가 경기에 이기고 있지만, 우리가 지금 패치 버전과 잘 맞아서 이기는 거다. 다음 패치로 넘어갔을 때 비슷한 성적이 나올 거란 보장이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AD 미드와 AP 정글 동시 하향 패치가 예정돼 있었는데,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우리가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면서 원래 하던 것도 안 됐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와중에 많이 꼬였던 것 같다"며 "결국 PO 첫 경기서 플라이퀘스트에게 졌고, 이후에 몇몇 선수들이 게임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아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아픈 시즌을 보낸 복 감독은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다. 그는 "성적을 잘 내든 못 내든 시즌을 치르고 나면 가지고 갈 것과 버리고 갈 것들이 생긴다"며 "그동안 코칭을 하면서 밸런스에 맞게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부분을 많이 고려했다. 그런데 지난 시즌 같은 경우에는 너무 비즈니스 마인드로 선수들을 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반성하게 됐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내년에 조금 더 발전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새로운 딜러진 '즈벤'과 '로키'
[강윤식의 e런 사람] C9 복한규 감독, "2025 시즌 목표는 롤드컵"
C9은 2025년 시즌을 앞두고 로스터에 변화를 줬다. 딜러진을 모두 교체했다. 원거리 딜러에는 베테랑 '즈벤' 제스퍼 스베닝슨을, 미드에는 신예 '로키' 이상민을 영입했다. 한국서의 부트 캠프를 통해 합을 맞추고 있는 상황,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복한규 감독은 선수들의 호흡에 만족감을 보였다. 그리고 새로운 딜러진에 대한 기대감 역시 드러냈다.

복 감독은 "'즈벤'은 기댓값이 있는 선수다. 예전에 저와 같은 팀에서 뛰었던 선수인 만큼, 이 선수에 대한 약점, 강점이 무엇인지 이미 파악이 다 끝나 있다. 이상민 같은 경우에는 이번 오프 시즌에 미드라이너 스카우팅을 40~50명 정도 한 것 같은데, 그 안에서 발견한 선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큰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챌린저스 리그에서 활약하던 다른 선수를 살피던 와중에 괜찮은 선수를 발견했는데 그게 이상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그는 "처음에 리스트를 추리고 나면 그다음에는 보통 그 선수의 개인 화면을 요구해서 살펴본다. 그런데 게임하는 습관이 참 좋더라. 소위 말하는 'S급'이 되려면 게임 내에서 자잘한 좋은 습관이 많을수록 성장하기 유리하다"며 "이상민 같은 경우에는 마우스와 화면 움직임, 시야 등을 봤을 때 흠잡을 데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습관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복 감독은 "이렇게 심사숙고해서 뽑은 미드와 원거리 딜러인 만큼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며 "지금 로스터는 안정적으로 눌러주는 팀원이 많고, '블라버'와 '벌컨'이 통통 튀는 플레이를 해줄 수 있다. 메이킹 역할과 딜러진 역할이 확실하게 구분된 로스터다. 안정감 면에서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격변의 2025년,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하죠"
[강윤식의 e런 사람] C9 복한규 감독, "2025 시즌 목표는 롤드컵"
라이엇 게임즈는 2025년 e스포츠 운영에 큰 변화를 줬다. 북미 LCS의 경우에는 브라질의 CBLoL 등과 통합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오브 디 아메리카스(LTA)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아메리카스 지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의 지역들이 통합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퍼시픽(LCP) 역시 출범한다.

대격변에 가까운 변화에 복한규 감독은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는 "사실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며 "LCK나 LPL 같은 경우에는 뷰어십도 잘 나오고 리그도 잘 운영이 되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 그 두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 국제전에 갔을 때 경쟁력을 가지고 있냐고 하면 솔직히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북미와 유럽, 마이너 지역 팀이 멋진 경기력으로 한두 세트 정도 따낼 수 있지만 결국에 승리까지는 못 이어가지 않나. 그게 승리까지 이어지고 국제전에서 더 팽팽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결국에는 새로운 선수들, 새로운 팀들, 그리고 새로운 경쟁이 필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역 통합에 대해서 환영이다. 그리고 저희 북미 지역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통합이 되는데, 이 통합 리그들이 좋은 선례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 지역은 3번의 스플릿 중 첫 번째 스플릿을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치른다. 신규 국제대회인 퍼스트 스탠드 역시 피어리스 드래프트가 적용된다.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진행된 리그를 계속 지켜봤다는 복 감독은 "지금은 연습도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섞어가면서 하고 있고, 감도 잡힌 상태"라며 "핵심은 무엇이 남았고, 남은 것 중에 무엇이 우리 팀의 승리 확률을 높여 주냐는 것이다. 사실 5세트까지 가지 않는 이상 엄청나게 머리가 아프지는 않은데, 5세트까지 가면 귀찮아질 것 같긴 하다"고 설명했다.

▶새 시즌 목표는 롤드컵 진출
[강윤식의 e런 사람] C9 복한규 감독, "2025 시즌 목표는 롤드컵"
새 시즌을 위한 준비를 막 시작한 단계. 복한규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지훈련의 목적을 설명해 줬다. 새로운 로스터이고, 어떤 선수에게는 새로운 지역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것인 만큼, 최대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서로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을 요구했다"며 "친해져서 서로에게 게임에 대해 편하게 피드백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이번 전지훈련의 가장 큰 목적이다. 선수들이 그런 것을 잘 지켜주고 있고 더불어서 스크림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이어서 복 감독은 "새로운 로스터가 완성됐으니까, 로스터의 강,약점을 빠르게 분석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정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 진입할 계획이다. 그리고 새 시즌 패치에 새로운 오브젝트가 생기면서 새로운 게임이 될 텐데, 그거에 맞춰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적응해서 리그 초반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지에 집중할 예정이다"라며 "아직 이렇다 할 방향성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을 정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는 진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의 2025년 목표는 롤드컵 진출이다. 복한규 감독은 "이번 시즌 같은 경우에는 로스터 구성 처음부터 참여하면서 내가 뽑은 선수들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에 성적을 못 내서 팬들과 팀 관계자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그렇기 때문에 내년에는 최선을 다해서 스플릿 3개 중 하나는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롤드컵 시드를 뺏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세대 LoL 프로게이머였던 복한규 감독은 여전히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복 감독은 오랜 시간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 역시 잊지 않았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SNS도 안 하다 보니까 제 소식을 전할 창구가 많지 않다. SNS 활동을 안 함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저에게 닿는 응원의 말들을 너무 감사하게 받고 있다"며 "올해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영상을 통해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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