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LCK에서 가장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는 이 중 한 명이 T1의 '페이커' 이상혁이다. 태평양처럼 넓은 챔피언 폭을 보이는 이상혁은 지난 2013년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이래 LCK에서 무려 80개의 챔피언을 활용했다. LCK에서 이상혁보다 더 많은 챔피언을 쓴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140번으로 가장 많이 활용한 아지르부터 1번 활용한 바 있는 타릭, 잭스, 트린다미어 등의 챔피언까지 다양한 챔피언을 선뵌 이상혁은 결정적인 순간에 특이한 픽으로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LCK에서 미드 리븐, 미드 마스터 이, 미드 우르곳 등을 꺼내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고, 지난여름에는 e스포츠 월드컵(EWC) 결승전에서 과감히 야스오를 꺼내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LCK 컵에서 이상혁의 81번째 챔피언이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4.22 패치에 등장한 신규 챔피언 암베사는 탑과 미드에서 기용되는 만큼, 이상혁의 새로운 카드 유력 후보다. 여기에 이번 달 말 적용 예정인 25.S1.2 패치의 멜 또한 상황에 따라 충분히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챔피언 중에 이상혁이 LCK서 한 번도 쓰지 않은 아크샨과 말파이트 같은 챔피언 역시 피어리스 드래프트 경기서는 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 레드 진영에서 마지막 5픽으로 상대 조합의 카운터 카드로 고려해 볼만하다.
또한, 신규 챔피언에 더해 기존 이상혁을 상징해 온 챔피언의 등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메타에서 미드에는 빅토르, 오로라, 사일러스, 갈리오, 요네, 코르키, 아칼리 등 챔피언이 주로 쓰일 전망이다. 이 중 빅토르, 오로라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신드라에 관심이 쏠린다. 2016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후 이상혁은 자신의 우승 스킨으로 신드라를 선택했다. 신드라는 '고전파' 시절부터 이상혁을 상징하던 챔피언 중 하나다. 신드라는 빅토르, 오로라를 상대하기 좋은 만큼 이상혁의 신드라를 LCK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빅토르, 오리아나 등 이른바 스탠딩 메이지 챔피언이 떠오르며 다소 힘이 빠지긴 했지만, 이상혁의 벡스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벡스는 스탠딩 메이지 상대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렵지만, 대회에서 사랑받는 사일러스, 요네 등의 챔피언을 맞아서는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벡스의 경우 첫 등장부터 이상혁이 솔로 랭크에서 잘 활용하기도 했고, LCK에서도 5번 사용해 모두 승리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상혁의 또 다른 롤드컵 우승 스킨의 주인공인 제드와 라이즈 등장을 기대하는 이도 많을 것이다. 이상혁은 BNK 피어엑스의 '류' 유상욱 감독과 제드 미러전 명장면을 만든 바 있고, 라이즈로는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왔다. 일단 제드와 라이즈는 챔피언 티어를 볼 때 LCK 컵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등장 가능성은 낮지만 피어리스 드래프트 특성상 특정한 상황에서 이상혁의 제드 혹은 라이즈가 등장한다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